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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분양가 상한제 발표 D-1…반응 엇갈린 서울 아파트 시장

재건축·재개발 "상한제 발표 앞두고 관망…가격 내릴 것"
준공 5년내 새 아파트 "상한제로 공급 감소" 기대감에 강세…향후 전망은 엇갈려

 

[FETV=김윤섭 기자] 12일 민간택지내 분양가 상한제 도입 방안 발표를 앞두고 주말 재건축·재개발 시장은 한산한 분위기였다.

 

상한제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매수자들이 일제히 관망하고 있다.

 

이에 비해 상한제와 무관한 기존 신축 아파트 단지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면서 지난달부터 본격화된 상승세가 주말까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시행 범위와 강도에 따라 주택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 "정치권 '시행 유보' 믿었는데…" 숨죽인 재건축·재개발 시장

 

강남 재건축 단지를 비롯해 재건축·재개발 시장은 상한제 발표를 앞두고 숨죽인 분위기다.

 

지난달 초 상한제 도입이 공론화된 이후 한차례 내려간 호가가 더이상 떨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매수 대기자들이 "정부 발표를 지켜보고 움직이겠다"며 관망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정치권에서 일본 수출 규제 등을 이유로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영향인지, 지난달 초 3천만원이 빠진 뒤로 추가 하락은 없었다"며 "실제 이달 초까지만 해도 정말 상한제를 하는 게 맞냐며 의문을 갖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정치권의 기류 등으로 가격이 급락하지 않았지만 상한제 변수가 여전하다 보니 거래는 거의 없고 조용한 상황"이라며 "12일 상한제 도입 계획이 발표되면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상한제 발표를 앞두고 한산한 분위기였다.

 

전용면적 75㎡는 올해 최고 19억9천만원까지 팔렸으나 지난달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도입 계획을 발표한 뒤 매수 문의가 줄고, 상승세도 멈췄다.

 

그러나 고가 대비 4천만∼8천만원 가량 낮은 19억1천만∼19억5천만원 짜리 급매물은 최근까지도 거래가 이뤄졌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상한제 도입 여부를 놓고 정부와 정치권이 이견을 보이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고점보다 싼 급매물은 거래가 되더라"며 "그러나 상한제 발표가 12일로 확정된 이후에는 매수 예정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강동구 둔촌 주공아파트 단지도 정부의 상한제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단일 재건축 단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건립 가구수가 1만2천32가구, 조합원 물량과 임대주택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이 4천787가구에 달해 일반분양가에 상당히 민감한 상태다.

 

일반분양가가 얼마에 책정되느냐에 따라 조합의 수익과 추가부담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둔촌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둔촌 주공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가더라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로 인한 예상 분양가가 조합 기대치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돼 사면초가나 다름없는 상황"이라며 "매도자, 매수자들 모두 정부 발표에 따라 움직이겠다며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표적인 재개발 단지인 용산구 한남뉴타운, 동작구 흑석뉴타운 일대도 거래가 뚝 끊긴 채 매도·매수자들이 정부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사업시행인가가 떨어진 한남3구역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매수문의가 뚝 끊겼다.

 

용산구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한남뉴타운은 입지상 높은 분양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는데 상한제 적용을 받게 되면 타격이 클 것"이라며 "상한제 대상이 된다면 앞으로 가격이 얼마나 내려갈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새 아파트는 4주째 강세…상한제 이후 전망 엇갈려

 

이에 비해 새 아파트를 비롯한 일반아파트값은 강세가 이어졌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가운데 준공 5년 이내 신축 매매가격은 0.09% 뛰었다.

 

작년 11월부터 8개월 연속 하락세가 지속하다가 지난달 초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공론화한 이후 상승 전환해 4주째 오름세가 이어진 것이다.

 

지난주 15년 초과∼20년 이하가 0.01%, 20년 초과가 0.02% 오른 것과 비교해도 새 아파트의 상승폭은 두드러진다.

 

기존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데다 상한제 시행으로 서울시내 주택공급이 위축되면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조바심에 서둘러 집 장만에 나선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14억∼15억원에 팔린 뒤 15억원 이상으로 매물이 나온다.

 

행당동의 한 중개사는 "전용 108㎡는 20억원이면 적당한 금액인데 집주인이 22억원에 매물을 내놓더라"며 "가격이 높아서 거래도 뜸한데 일단 상한제를 하면 신축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보고 호가를 높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입주가 시작된 강동구 래미안명일역솔베뉴와 9월 말 준공하는 강동구 고덕동 그라시움도 강세다.

 

고덕동 그라시움 전용 84㎡는 12억∼13억원 선으로 2주 전보다 3천만∼5천만원 정도 올랐다.

 

경기도 광명시 철산 래미안자이 전용 84㎡는 4월 말 7억7천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지난달 중순 8억6천만원에 팔리고 현재 9억5천만원 선에 매물이 나온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이는 직전 최고가인 지난해 9월의 9억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철산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재건축 대상은 분양가 상한제 영향까지 겹치면서 거래가 끊겼는데 일반 아파트는 강세"라며 "물건 자체도 별로 없다보니 가끔 거래가 되면 최고가가 시세가 된다"고 말했다.

 

상한제 시행 이후 신축 등 기존 아파트값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성동구 옥수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양도소득세 중과, 임대사업자 증가 등으로 매물이 감소한 상황에서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신축 아파트 공급도 줄어들면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큰 것 같다"며 "상한제가 발표되면 재건축 단지들은 약세를 보이겠지만 새 아파트 가격은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비해 서초구 잠원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단지가 시세를 견인하는 형국이어서 분양가 상한제로 재건축 가격이 내려가면 새 아파트만 강세를 보이긴 어렵다"며 "기존 아파트값도 거래가 줄면서 일정 기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