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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이마트 너 마저!"...대형마트 빅3의 굴욕

1분기 영업이익 50% 이상 감소…“2분기엔 더 떨어질 것” 예상
롯데·홈플러스 등 경쟁사도 동반 부진…이마트 측 “결산 아직 예단 못해”
오프라인 유통업체 하락세 뚜렷⋯소비시장 주도권 온라인 유통으로 급속 이동

 

[FETV=김윤섭 기자] 이마트가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때 전성기를 누리던 대형마트들이 몰락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어 오프라인 유통이 결국 어려움에 처할 것이란 얘기는 오래 전부터 나왔다.

 

지난 3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5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1조 2637억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소비 패턴 변화에 발맞춰 올해 초 이마트는 온라인 전담 법인 에스에스지닷컴(SSG.COM)을 출범시켰다.

 

롯데쇼핑도 e-커머스사업부문을 신설해 온라인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문제는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전통적인 사업기반인 대형마트의 실적 하락이 너무 빨라 회사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1.6% 감소한 743억원에 그쳤으며 2분기에는 이보다 실적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온라인쇼핑이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한것에 비춰보면 터무니 없는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이마트는 재계 순위 11위인 신세계 그룹 실적에 절반을 차지할 만큼 그룹의 핵심사업이다. 실적이 반등하지 못한다면 향후 그룹 전체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연구원은 “기존에 출점한 매장이 역성장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 특정 아이템을 취급하는 전문점 부문의 영업손실도 구조조정으로 200억원 넘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매월 발표하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 자료를 살펴보면 더욱 심각하다. 2월부터 5월까지 각각 13.7%, 1.0%, 7.7%, 3.6% 감소했으며 증가세를 보인 달은 추석과 설 명절이 있는 달 뿐인 상황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온라인·전문점 등 타 유통 업태로의 고객 이탈이 지속돼 가전·문화(-5.8%), 가정·생활(-5.2%)을 비롯한 전 부문에서 매출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동일한 공산품일 경우 쿠팡 같은 e커머스 업체와 가격경쟁을 하기 어려운 데다, 매출이 늘어도 이익이 나지 않는 구조여서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서 “현재로서는 뾰족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가족 중심’ 쇼핑문화를 주도했던 대형마트의 부진은 이마트, 롯데, 홈플러스 등 상위 3개사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위기를 가장 먼저 맞은 것은 롯데마트다. 중국과의 사드 갈등으로 2017년 롯데마트(롯데수퍼 포함) 매출은 2016년보다 15%나 줄었고 영업이익은 2280억원 적자를 냈다. 그해 중국 점포의 매출은 73.8%나 줄어들었다. 롯데쇼핑의 매출은 24.6%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30.5%나 감소했다. 결국, 롯데쇼핑은 지난해 중국 마트 매장을 완전히 철수했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백화점, 마트 등 전 사업 부문의 매장 효율화 작업을 통해 위기 탈출을 시도했다.

 

그 결과 2018년 롯데마트 매출은 6조3170억원으로 2017년보다 0.1% 하락, 낙폭을 크게 줄였다. 영업이익은 79.0% 감소한 8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62.6%로 상승해 그나마 안정세로 돌입하는 모양새다.

 

홈플러스는 2014년 7조원대의 매출을 올렸지만 그 이후 6조원대 매출을 올리면서 5년 동안 지지부진한 상태다.

 

▲ 반등 필요한 이마트…새벽배송 승부수 통할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6월 28일 ‘이마트 2019 상반기 리뷰 & 하반기 전략’ 회의에서 임원들에게 “올해 상반기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로 판단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1.6%나 감소했다. 이중 할인점 영업이익은 29.5% 감소했다.

 

정 부회장은 회의에서 하반기에는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할인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이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현재 대형마트 매출의 30~35%를 차지하는 신선식품 부문에서도 전망이 밝지 않다. 마켓컬리에 이어 오아시스, 육그램 등 신생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SSG닷컴은 27일부터 새벽배송을 시작하며 쿠팡과 마켓컬리에게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SSG닷컴은 쓱배송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울 10개구에 시범운영을 하고, 3번째 물류센터가 설립되면 추가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3번째 물류센터가 운영을 시작하면, 배송가능물량도 일일 4만4000건에서 8만건으로 늘어난다. SSG닷컴은 앞으로 온라인 물류센터를 전국 10개 이상 구축해 배송 능력을 더욱 키운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 유통업체들의 주력은 대형 마트가 담당하고 있다. 새벽배송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만큼 이마트가 실적 반등에 성공해 다시 한번 비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