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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유통가 여성임원 ‘유리천장’ 사라져야

[FETV=박민지 기자] “여성 신입사원도 CEO를 꿈꿀 수 있는 기업을 만들겠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여성가족부와 롯데그룹이 우수 여성 인력 고위직 성장 위한 자율협약 체결 당시 한 발언이다. 롯데가 성별균형 수준을 높이기 위해 선도적으로 여성 임용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 여성 신입사원들이 기업의 수장인 CEO를 꿈꾸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웠다. 아니 불가능한 일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한 말이다. 물론 롯데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은 2019년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여성 관리자의 비율도 12.5%로 꼴찌다. 여성 기업이사은 더욱 심해 2.3%의 비율에 그친다. 물론 여성임원 항목도 맨 끝이다.

 

국내 유통업계도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이 현저히 낮다. 특히 유통업계는 타 산업에 비해 여성 고용률이 높아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이 여자지만 임원의 경우 10명중 겨우 1명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다.

 

롯데그룹은 2019년도 임원인사에서 10명의 여성임원을 발탁해 여성임원 수가 모두 36명이 됐다. 신세계그룹도 2019년 3월 기준으로 여성임원 수가 10여명, 현대백화점그룹은 여성임원 수가 11명이다. 여성 임원 비율은 롯데그룹이 4% 이상, 신세계그룹은 6%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8.1%다. 유통가 빅3로 불리는 롯데, 현대, 신세계의 여성임원 비율이 나란히 한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 신세계, 이마트, 현대백화점 등 유통공룡들의 남성과 여성을 합한 전체 직원은 5만9165명이다. 이중 여성은 3만9446명, 남성은 1만9719명으로 여성이 66.67%로 절반을 훨씬 웃돈다. 여성 인력이 남성의 2배에 달하지만 임원 승진에선 남성 우월주의가 좌지우지하는 셈이다.  

 

유통업계에는 다른 업계에 비해 ‘여성’이라는 키워드 비중이 큰 산업이다. 주요 소비주체가 여성이고 관련 상품 매출이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전문 브랜드가 많아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한국 사회는 여성의 결혼은 곧 퇴직이라는 공식이 성립됐다. 유통업계에서도 여성들이 가진 특유의 장점을 회사에 녹여내지 못하는 결과를 낳곤 했다.

 

최근 유통업계도 이런 문화를 지양하고 성별균형을 중점적으로 여성임원 확대에도 노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롯데그룹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10일 여성가족부와 손잡고 우수 여성 인력을 고위직까지 성장시키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를 통해 롯데는 현재 36명인 여성 임원을 오는 2022년까지 60명으로 늘리고, 책임급 이상 여성 간부를 현재 전체 14%에서 30%로 끌어올린다고 선언했다. 또 제 1호 여성 CEO인 선우영 롯데롭스 대표에 이어 제 2호 여성 CEO도 배출하겠다고 했다. 이번 롯데의 여성임원 유리천장 파괴 선언은 유통기업이 정부와 손잡고 공개 협약한 첫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여성 임원 확대 자체가 여성에 대한 혜택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사실 국내 기업의 남녀 임원 승진에 대해선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점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순 없다. 유통 기업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오랜 사회적 관습과 기업문화 등으로 인해 출산과 육아를 도맡은 여성이 등떠밀리듯 직장을 떠나는 오늘의 현실도 이같은 기울어진 운동장의 결과중 하나다.  

 

이같은 점에서 이번 롯데 황 부회장의 이번 협약은 의미가 크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이젠 실천이 문제다. 이같은 협약이 단순히 말의 잔치로 끝날게 아니라 세무적인 전략과을 짜고 이를 실행하는 실천 프로그램이 뒤따라야한다.   

 

여성이 임원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여성들의 노력 만큼이나 회사의 뒷받침도 필요하다. 롯데뿐 아니라 다른 유통기업들도 적극적인 정책으로 더 많은 여성 임원과 CEO가 탄생해야한다. 이미 외국엔 글로벌 기업을 진두지휘하는 여성 CEO가 많다. 이젠 이젠 국내도 남녀 차별없는 기업문화가 필요하다. 더 이상 '여성 임원', '유리 천장'이라는 단어가 뉴스로 등장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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