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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동맹국 이탈에 화웨이 돌변 '저자세→배짱'

 

[FETV=김영훈 기자] 최근 들어 미국 정부의 화웨이 견제가 영국을 시작으로 동맹국들은 물론 다른 국가들까지 이탈 조짐을 보이자 화웨이가 기사회생을 넘어 오히려 영향력을 키워가는 국면이다.

 

지금까지는 미국 정부 중심의 전방위 압박에 화웨이가 숨죽이며 최대한 '저자세' 모드였지만 최근에는 미국의 공세 수위가 여전함에도 한껏 '배짱'을 보이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미국이 중국 화웨이의 통신장비 기술을 견제하는 것을 넘어 이번에는 미국 상원의원들이 에너지 장비 사용도 금지해야 한다고 미국 정부에 촉구했지만, 화웨이는 광고나 미디어 인터뷰 등을 통해 자기 주장을 펼치며 역공에 나섰다.

 

마코 루비오 등 상원의원 11명은 25일(현지시간)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과 릭 페리 에너지부 장관 앞으로 '화웨이 제품이 미국의 에너지 기간시설에 주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뒤질세라 화웨이는 풍부한 자금력을 앞세워 세계 각국에서 공격적인 광고를 지속적으로 내보내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작년 독일 공항에 "베를린에 더 넓게 퍼질 것은 5G인가, 개똥인가"라는 광고를 선보여 현지 언론으로부터 비판을 받은데 이어 뉴질랜드에서는 신문과 빌보드 등에 "화웨이가 없는 5G는 뉴질랜드팀이 없는 럭비 경기와 같다"는 도발적인 광고를 연이어 내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광고 전략을 두고 화웨이의 기술력보다는 안보위협 때문에 흔들리고 있는 미국 동맹국에게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또한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견제가 오히려 홍보 효과로 작용한다며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반격에 나서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창업자는 최근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일반 사람들은 5G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데, '대단한 인물들'이 계속 5G를 얘기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우리의 영향력은 더 커지고, 더 많은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대단한 인물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료들을 일컫는 것으로 화웨이의 5G 시장 진출을 견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을 비꼰 것이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량화(梁華) 화웨이 이사회 의장도 지난 21일 캐나다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캐나다가 미국의 요청에 따라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한 것은 화웨이를 무료로 광고해 준 것"이라고 희화화하기도 했다.

 

홍콩 중문대학의 앤디 웡 교수는 "화웨이를 안보 문제와 연결짓는 언론 보도가 겉으로는 부정적으로 보이지만, 화웨이를 5G 기술의 글로벌 리더로 부각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