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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장 진출 속도낸다...시중은행 '신남방정책' 집중 추진

허인 국민은행장, 올해 첫 출장지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3국
농협은행, 홍콩 지점 설립‧베트남 호치민 지점 전환 집중할 계획
우리‧하나은행, 글로벌 기업들과 손 잡고 디지털 금융 사업 추진

 

[FETV=오세정 기자] 시중은행들이 정부 신남방정책 기조에 맞춰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동남아시장을 살피기 위해 현지를 방문하는 등 지점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나선 것은 물론, 현지에서 디지털금융 사업을 추진하는 등 진출 방식도 다각화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오는 14일부터 7박 8일 간의 일정으로 인도네시아와 인도, 베트남 등 동남아 출장길에 오른다. 올해 첫 출장지로 동남아 3개국을 선택한 것이다.

 

허 행장은 지난해 4월 취임 후 첫 출장으로 미얀마와 캄보디아를 찾아 현지 금융당국과 금융기관 관계자들과의 미팅을 주선하고 현지 법인을 방문했다. 이번 출장도 동남아 영업 현장을 직접 살펴본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행보로 볼 때 국민은행이 미얀마와 캄보디아 중심의 동남아 영업 기반을 인도네시아, 인도까지 확대하는 신(新)남방정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은행은 다른 동남아시아 나라와 비교해 성장성이 크고 현지 금융당국의 규제가 덜한 점에서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진출 거점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해 7월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의 지분 22%를 취득해 2대 주주에 올랐다. 지난 2008년 BII은행(현 메이뱅크 인도네시아) 지분을 매각한 이후 10년 만의 인도네시아 시장 재도전이었다.

 

아울러 오는 18일과 20일에는 인도 구르그람 지점, 베트남 하노이 현지 지점이 각각 개점한다. 인도와 베트남 두 지역 모두 사무소로 운영돼온 현지 네트워크가 지점으로 격상되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물론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한 본격적인 영업이 가능하게 됐다.

 

NH농협은행도 올해 동남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송금, 대출 등 금융업무를 보는 지점은 베트남 하노이 1곳뿐인 만큼 지점 확대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해외 진출에 대한 사업 타당성 검토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올해 홍콩 지점 설립과 베트남 호치민 사무소의 지점 전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내 홍콩 지점 설립을 위한 인가신청서 제출하고, 늦어도 2020년 하반기에는 지점 개설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미 인가신청서를 낸 인도 노이다 지점은 보완 요구를 받아 오는 3월까지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이대훈 농협은행장도 홍콩과 동남아시아에서 사업 확대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6박7일 일정으로 출장에 나섰다. 홍콩 내 은행 인가를 담당하는 홍콩금융관리국을 방문, 은행부문 총괄이사와 면담하는 등 지점 신설에 대한 당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아울러 외국계 기업 유치하는 홍콩투자청장을 만나 개점 후 사업 비전을 밝혔다.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현지 유관기관 관계자와 기업인 등을 면담하고 현지 경제상황과 금융시장 경영 환경 등을 확인했다. 또 베트남 호치민 인민위원회를 찾아 호치민 지점 인가 취득의 지원을 요청하는 등 베트남 남부 시장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동남아시장에서 디지털금융 사업을 확대하고 나선 은행도 있다.

 

최근 우리은행의 캄보디아 법인인 WB파이낸스‧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는 차량공유업체 그랩(Grab) 캄보디아 법인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들은 저금리 대출상품 등 그랩 드라이버를 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그랩은 2017년 캄보디아에 진출해 프놈펜과 시엠레아프(시엠립)에서 오토바이, 툭툭, 승용차 등의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랩은 2012년 사업 시작 이후 올해 1월 운행 30억 건, 1억3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캄보디아에서 2014년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 2018년 WB 파이낸스를 각각 인수해 두 개의 법인을 운영 중이며, 캄보디아 126개를 포함해 총 430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디지털 전략으로 디지털뱅킹 플랫폼 활용, 글로벌 디지털 선도기업과의 제휴 등을 추진 중”이라며 “향후에도 베트남 등에서 글로벌 핀테크 업체와 제휴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네이버 계열 라인의 금융 자회사 라인파이낸셜아시아와 손을 잡게 됐다. 지난해 10월 라인파이낸셜아시아가 하나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 지분 20%를 인수하면서 2대 주주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하나은행의 현지 금융 영업 경험과 라인의 글로벌 서비스 운영 비법을 결합해 인도네시아에서 전략적 동반자로서 디지털금융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에 61개 지점을 두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라인의 앞선 디지털기술과 하나은행 리테일금융의 결합은 신남방정책 핵심지역인 인도네시아의 새로운 금융모델로서 미래 은행산업 혁신에 새바람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