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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칼' 뽑은 한진칼 2대주주 KCGI, ‘감사선임 저지 중단’ 요구

 

[FETV=정해균 기자]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9% 확보, 2대주주로 올라선 행동주의 펀드 KCGI가 한진칼의 단기차입금 증액이 감사선임을 저지하려는 조치라며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지분 29.96%), 진에어(60%), 칼호텔네트워크(100%), 한진(22.2%) 등을 보유하고 있다.

 

KCGI가 운용하는 투자목적회사(SPC) 그레이스홀딩스는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한진칼 이사들에게 공문을 보내 지난 5일 이사회에서 결의한 단기차입금 증액 관련 행위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한진칼은 공시를 통해 만기도래 차입금 상환자금 조달과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단기차입금을 1600억원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공시대로 진행될 경우 한진칼의 단기차입금은 총 3250억원으로 늘어난다.

 

KCGI는 "올해 중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액은 700억원에 불과하고 기존 단기차입금 1650억원은 만기 연장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며 "단기차입금 총액을 2배 가까이 증액하는 결의를 정상적인 경영 판단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차입금 증액 결정은 올해 말 기준 한진칼의 자산총액을 인위적으로 2조원 이상으로 늘려 현행 감사제도를 감사위원회로 대체하고 최대주주 의결권이 제한되는 감사선임을 봉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상법에 따르면 자산이 2조원을 넘으면 감사선임 대신 감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감사를 선임하면 최대주주만 의결권이 3%로 묶이는 데 비해 감사위원을 선임할 경우는 모든 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돼 조양호 회장 일가에 유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한진칼의 대주주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으로 본인의 지분 17.84%를 포함해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2.3%),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3%),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2.3%) 등 특별관계인 지분이 28.95%다. 그 밖에 국민연금 8.35%, 크레디트스위스 5.03%, 한국투자신탁운용 3.81% 등이 주요주주다. 

 

KCGI는 "단기차입금 증액 결정이 독립적인 감사의 선임을 저지하고 지배주주 강화 방편으로 감사위원회를 도입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면 이사로서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배주주 이익을 위해 회사에 손해를 입히는 행위로서 형사상 배임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KCGI의 요구에 대해 한진그룹은 "한진칼의 차입금 조달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이라고 반박했다.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차입금을 증액하게 됐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