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정해균의 Zoom - 人


[정해균의 Zoom-人]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에 앞장선 前 회장님들

[FETV=정해균 기자]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프랑스어로 ‘고귀한 신분(귀족)’이라는 뜻의 노블레스(Noblesse)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주(Oblige)가 합해진 말이다. 1808년 프랑스 정치가 가스통 피에르 마르크가 처음 사용했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제국 2000년 역사를 지탱해 준 힘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철학”이라고 했다. 로마가 한니발의 카르타고와 16년간 제2차 포에니 전쟁을 치렀을 때, 13명의 콘술(집정관)이 전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은 어떨까. 2009년 7월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지수’는 100점 만점에 26.48점으로 매우 낮았다. 한국사회의 부끄러운 모습이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기부 · 봉사 등 다양한 형태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전 회장님들이 있다. 이들의 보여주고 있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기업인의 사회적 역할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만든다. 특히 최근 사회의 공분을 샀던 태광산업 이호진 전 회장과 한진해운 최은영 전 회장,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교촌치킨 권원강 회장 등과 대비된다.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 '아너소사이어티' 가입

 

최근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현 상임고문)은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이 됐다. 권 전 회장의 기부금은 저소득 가정 지원 사업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권 전 회장은 앞서 2016년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하고 상금 3억원을 한국공학한림원·서울대·포스텍에 기부하는 등 나눔을 실천했다.


2014년 영국의 자선구호재단(CAF)이 발표한 세계기부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부 지수는 전 세계 135개 국가 중 60위였으며, 2015년에는 145개국 중 64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에 비해 경제 규모가 작은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같은 나라보다 기부 지수가 낮다.

 

권 전 회장은 "국가와 사회의 도움으로 포스코가 세계적 회사가 되고 저는 마음껏 신나게 일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저 자신이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차례"라고 말했다.

 

1950년 경북 영주 출생으로 서울사대부고를 나와 서울대 금속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박사학위를 땄고 1986년 포스코 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포스코 기술연구소장, 유럽사무소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원장, 포스코 부사장(기술부문장), 사장을 지냈다.  그는 지난 7월 포스코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 총 515억원 KAIST에 기부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은 2001년과 2014년 총 515억원을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 기부해 바이오및뇌공학과와 미래전략대학원 출범의 계기를 마련했고, 교내에 정문술빌딩과 부인의 이름을 딴 양분순빌딩을 건립했다. 그가 기부한 금액 515억원은 국내에서 개인이 대학에 낸 기부금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 최고액은 류근철 한의학 박사가 2008년 KAIST에 낸 578억원이다. 정 전 회장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2014 아시아·태평양 자선가 48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정 전 회장은 “KAIST가 기부금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미래전략 분야와 뇌 과학 분야의 세계적 주도권을 잡는 데 써 달라”고 부탁했다.

 

정 전 회장은 전북 임실 출신으로 익산 남성고와 원광대 동양철학과를 졸업했다. 공무원 생활을 하다 1983년 경기 부천시에 반도체장비 제조회사인 미래산업을 창업했다.

 

'벤처창업 1세대'인 정 전 회장은 2001년에는‘회사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개인적 신념으로 회사 경영권을 직원에게 물려주고 스스로 물러났다.

 


◇박용현 전 두산 회장, 산업기술 인재 육성에 앞장

 

박용현 전 두산그룹 회장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KOITA) 회장으로 활동중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신기협)는 1979년 기업의 연구소 설립과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산업기술계 대표 민간단체다. 산업계 기술혁신 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기업부설연구소 인정업무를 비롯해 이공계 구인·구직을 지원하고 있다. ‘IR52 장영실상’, ‘신기술(NET)인증’.'이달의 엔지니어상' '테크노 CEO상' 등의 시상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고기술책임자(CTO)클럽, 연구소장협의회 등을 구성, 기업간 정보교류와 기술협력의 장을 제공하는 한편 산업계 연구개발(R&D) 투자와 관련한 각종 조사통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박용현 산기협 회장은 “산기협은 8600여 회원사와 함께 대한민국의 기술혁신을 이끌어갈 인재들이 마음껏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4남인 박 전 회장은 경기고,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 의대 교수, 서울대병원장, 두산건설 회장, 두산그룹 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예술의전당 이사장과,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 한국메세나협회 회장 등을 거치며 문화예술 분야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