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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사드여파에 H&B스토어 급성장…위기에 몰린 1세대 화장품

스킨푸드 법정 관리 신청 '충격' 속 1세대 로드샵 ‘적자’
H&B스토어 급성장에 화장품 유통시장 트렌드 급변
‘원 스토어’ 아닌 다양한 제품 선택 '토탈 스토어' 대세

 

[FETV=박민지 기자] 1세대 화장품 대표적인 로드샵 브랜드 스킨푸드가 경영악화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로드샵 몰락의 시작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사드 여파로 1세대 로드샵들은 시장침체기를 겪었다. 이를 계기로 헬스&뷰티(H&B) 스토어가 급성장하면서 기존 화장품 유통시장 판도에 적잖은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킨푸드는 지난 8일 과도한 채무로 유동성 확보 어려움을 겪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수십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계속된 적자 누적으로 부채 통계 434억 1511만원을 기록했다. 총자본 55억 5770만원 대비 부채비율이 781%에 달했다.

 

결국 협력업체에 납품대금 20억원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몰리자 이달 초 서울회생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현재 공장 부지 등을 가압류 당했고 인건비 문제로 주요 상권 매장의 직원을 해고해 매장도 문 닫은 상태다. 지난 19일 서울회생법원 제3부로부터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아 회복에 나선다.

 

◆사드·메르스 여파…1세대 화장품 로드샵 ‘적자’

 

스킨푸드는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인들을 중심으로 ‘K-뷰티’가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상승했다. 결정적인 매출 부진 원인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터지고 이듬해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까지 겹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사드와 메르스 사태 여파로 매출감소에 큰 영향을 받으면서 2010년 후반부터는 적자 노선을 걸었다.

 

이러한 타격은 스킨푸드뿐 아닌 다른 로드샵에도 영향을 받았다. 전자공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미샤를 운영 중인 에이블씨엔씨 또한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64억48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전년 동기에는 73억7300만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바 있다.

 

토니모리도 올 상반기 8억4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면치 못했다. 매출액은 889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0.3% 줄었다.

 

대기업 아모레퍼시픽 계열사인 에뛰드하우스와 에스쁘아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에뛰드는 75억원, 에스쁘아는 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 이니스프리는 전년 대비 8.4% 감소한 3223억원을, 더페이스샵은 13% 줄어든 2527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메르스·사드 영향으로 매출 타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지금은 매출 회복을 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사드 전 만큼 매출을 회복하고 있지는 않다”며 “기존과는 다른 멀티 브랜드샵 플랫폼 ‘아리따움 라이브 강남’을 오픈해 타사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다양한 뷰티 콘텐츠,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차별화하는 전략을 세우고있다”고 말했다.

 

◆ H&B스토어 다양한 화장품을 한 곳에…화장품 유통시장 트렌드 변화

 

업계관계자들은 로드샵이 실적 부진의 또 다른 이유는 'H&B스토어 성장'이라고 말한다.

 

기존 로드샵 매장은 해당 브랜드 제품만 구매할 수 있다.  H&B스토어는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비교해 살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또 백화점에서만 만날 수 있던 유명 브랜드 제품과 SNS로 입소문난 제품을 직접 H&B 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다.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빠르게 유통해 H&B 스토어를 찾는 고객층이 늘면서 급성장했다.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 매출은 2015년 7603억원에서 지난해 1조436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799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2015년 연간 매출을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반 년만에 올렸다. 지난해 1000개를 돌파했던 점포 수는 상반기 1144개로 늘었다.

 

올리브영의 독주 체제가 길어지면서 주요 화장품 업체들도 자사 오프라인 매장을 H&B스토어로 바꿔 나가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움 라이브' 매장에서 타사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에이블씨엔씨는 어퓨 등을 해외 H&B스토어에 입점시키기도 했다.

 

화장품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내수 침체가 길어지고 화장품 시장이 포화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다”며 “화장품 시장의 판도가 ‘원 스토어’ 제품이 아닌 다양한 제품을 진열하는 H&B스토어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로드샵들도 이제 자사 제품만이 아닌 다른 제품도 유통해 함께 판매하거나 H&B스토어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