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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고용 줄이고 임금‧복지 ‘펑펑’…‘그들만의 잔치(?)’

20조 이자이익 번 은행, 임금 6.7%↑·학비에 병원비까지 지원
한쪽에선 대규모 인원조정…올 상반기에만 직원 수 2천명 줄여
일각에선 “사회적 책임 소홀한 것 아니냐” 비판의 목소리 제기

 

[FETV=오세정 기자] 은행들이 이자이익으로 수십조원을 거둬들인 가운데 고용은 줄인 반면 임직원 급여를 큰폭으로 올리고 상당한 수준의 복리후생을 제공하면서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8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 늘었다. 이 가운데 19조7000억원 상당의 이자이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조원이었던 작년 상반기 대비 11% 오른 금액이다. 이는 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를 예금금리보다 빨리 올려 순이자마진을 상승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은행들은 이렇게 번 돈을 사회로 나누는 데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6월 말 기준 직원 수는 모두 5만9591명으로 1년 전(6만1754명)보다 2163명 줄었다.

 

우리은행 인원 감소 폭이 743명으로 가장 컸고, 신한은행 574명, 국민은행 525명, 하나은행 321명으로 모든 은행들이 수백 명씩 줄였다. 이는 은행들이 신규 고용보다 더 큰 규모의 구조조정을 조용히 실시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남은 직원들에겐 넉넉한 임금과 복리후생 혜택이 돌아갔다. 올 상반기 시중은행 직원들이 받은 1인당 평균 보수는 4750만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450만원)보다 6.7%(300만원) 증가한 것으로, 지난 2013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특히 올 상반기엔 한 시중은행 직원이 명예퇴직금으로 7억원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은행들이 임직원에게 제공하는 지원 혜택도 상당했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임직원 자녀의 중·고등학교, 대학교 등록금까지 100% 지원하고, 하나은행은 더 나아가 자녀의 유치원 학자금도 준다.

 

또 은행들은 임직원 본인과 가족의 의료비나 건강지원비도 지원했다. 국민은행은 가족 병원비가 30만원을 넘으면 초과금액을 연간 1400만원 내에서 내준다. 하나은행의 경우 임직원 본인과 가족의 병원 치료비 실비를 지원한다. 여기에 헬스장, 골프장 등 운동시설 이용요금을 주고, 전문 상담사를 통한 직원·가족 심리상담도 한다.

 

뿐만 아니라 임직원에 대한 숙박 제공과 휴가비도 제공했다. 우리은행은 직원 선호 지역에 3~4일간 호텔·리조트 이용을 지원한다. 신한은행은 매년 한 차례 피복비 70만원, 제화비 30만원을 제공하며 1년에 두 차례 7만원씩 체육행사비를 주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대출에서 발생한 이자이익으로 호실적을 내놓고도 직원 숫자를 줄인 반면 임직원 인금 인상과 복리후생은 늘리는 등 사회적 책임에 소홀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금융소비자들은 금리상승기 이자 부담에 분통을 터뜨리는 상황인데도 은행들은 최대 실적을 통해 사실상 복리후생 잔치를 벌였다”고 비판했다.

 

김용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은행의 이익은 가계와 기업의 이익을 이전시킨 것에 불과하다”면서 “이렇게 번 돈으로 은행원들에게 과도한 연봉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