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유통


"오너 보다 많이 받는다"...차석용 LG생건 부회장의 '매직경영' 주목

유일한 외부 전문경영인으로 올 상반기 보수 총액 20억 5500만원 '2위'
올해 2분기 영업익 2673억원 거수 등 사상최대 분기 실적 경신
‘화장품-생활용품-음료’ 사업 다각화 전략에 사드 여파 선방'

 

[FETV=박민지 기자] 올 상반기 중 유통업계 최고경영자의 보수 순위에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상위 두번째에 이름을 올리면서 새삼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유일하게 오너 일가와는 상관없는 외부 전문경영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업계는 차 부회장의 고액보수의 배경을 두고 그의 경영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즉  LG생활건강의 높은 경영실적을 이끌어내고 있는 그의'경영매직'이 밑바탕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차 회장보다 높은 보수를 받아 보수 랭킹 톱에는 현재 구속 수감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억 83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20억5500만원으로 차순위에 올랐고, 이어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재은 명예회장이 각각 19억 9000만원,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 17억3700만원의 순이었다. 

 

◆13년 연속 성장세…화장품 업계 1위 탈환

 

차 부회장은 한국P&G 총괄사장, 해태제과 대표이사를 거쳐 2005년부터 LG생활건강 대표이사가 됐다. 이후 지난 2005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차 부회장은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사업 부문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안정적인 실적 구조를 구축해 연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6526억원, 영업이익 2673억원, 경상이익 2545억원, 당기순이익 18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1%, 15.1%, 15.7%, 11.4% 증가했다.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상반기는 매출 3조3118억원, 영업이익 5509억원, 경상이익 5215억원, 당기순이익 38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7%, 12.0%, 12.1%, 10.1% 증가했다. 지속되는 내수경기 침체와 관광객 수 회복이 더딘 경영 환경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

 

LG생활건강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전년대비 약 7.4% 증가한 6조7363억원이다. 예상 영업이익은 1조560억원으로 전년대비 13% 증가한 규모다.

 

실적이 전망치에 부합할 경우 LG생활건강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제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은 2410억원의 근소한 매출 차이로 아모레퍼시픽을 누르고 3년 만에 1위를 탈환한 바 있다.

 

LG생활건강의 최대 실적은 ‘후’와 ‘숨’ 등 럭셔리 화장품 라인이 견인했다. 2016년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이후 연중 1조원 매출 달성 시점을 단축시켜 온 후는 이달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다시 한번 기록을 경신했다. 럭셔리 라인의 전년대비 국내 면세점 매출 성장률은 70%다.

 

중국 내 럭셔리 브랜드 매출 성장률은 87%에 달한다. 2006년 중국에 론칭한 후는 현재 19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상해의 ‘빠바이빤(八百伴), ‘쥬광(久光)’, 북경의 ‘SKP’ 등 중국 대도시의 최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입점해있다.

 

숨 역시 중국 내 71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숨은 지난해에만 55개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드여파를 사전 대비....사업 다각화에 M&A 효과

 

LG생활건강은 2016년 당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에 따른 방한 중국관광객 감소에도 불구하고 13년째 연속분기 성장은 멈추지 않았다. 이는 M&A 귀재로 불리우는 차석용 부회장의 ‘화장품-생활용품-음료’ 다각화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사드 여파를 최소화 할 수 있었기 때문.

 

LG생활건강은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인수하며 음료사업에 진출했고 2009년 다이아몬드샘물, 2010년 한국음료, 2011년 해태음료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음료시장에서 확실한 기반을 다졌다. 영진약품의 드링크사업 부문도 인수하며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화장품사업에도 두각을 나타냈다. 2010년 더페이스샵을 인수했고 색조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바이올렛드림도 인수했다. 그 뒤 일본의 화장품회사 긴자 스테파니 코스메틱스과 건강기능식품 통신판매업체 에버라이프를 인수했고 캐나다 보디용품 업체 프루츠패션도 사들였다.

 

2014년 화장품에 피부과학 기술을 접목하는 더마코즈메틱(dermocosmeti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피부과학 화장품업체 CNP코스메틱스도 사들였고 2015년 색조 화장품업체 제니스를 인수했다.

 

2016년 11월 글로벌기업 존슨앤존슨의 구강케어 브랜드 리치의 아시아·오세아니아 사업권도 인수했다. 그 뒤 2017년에 피부외용제 전문기업 태극제약을, 2018년에 일본의 화장품회사 에이본재팬을 인수했다.

 

다각화 전략으로 적극적으로 인수한 차 부회장 전략은 매출로 나타났다. LG생활건강 매출은 2018년 1분기 기준으로 50분기 연속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늘었다.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부터 52분기 동안 증가했다.

 

2006년 1조 원을 넘어선 매출은 2016년 6조 원으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2배나 늘었다. 차석용이 취임한 뒤 LG생활건강이 부침 없이 실적을 비약적으로 늘려 이를 ‘차석용 효과’, ‘차석용 매직’이라고 부를 정도다.

 

하지만 화장품부문의 가파른 성장 덕분에 생활용품부문과 음료부문이 뒤처지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생활용품 매출 비중은 2015년 30%에서 지난해 25.2%, 음료 비중은 24.1%에서 22%로 줄었다.

 

2분기 역시 생활용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하락하고  음료 매출은 1.8%증가했다. 특히 생활용품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만큼 안정적인 성장 개선에 힘을 쏟아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