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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워라밸’ 위한 주52시간 근무도입 ‘분주’

내년 7월 본격 시행 앞둬 유연근무제 등 선제 적용
신한, 내달 선택근무제 시행‧KB금융, PC오프제 도입
우리, 10월 조기 도입 논의‧하나, PC오프제‧칼퇴근 등

 

[FETV=오세정 기자] 문재인 정부가 근로자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적극추진하자, 은행권들도 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금융권이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대응해 유연근무제 시행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근로 시간 단축에 나섰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내년 7월 주52시간 근무제 정식 도입에 앞서 유연근무제 또는 PC오프제 등 구체적인 근로 시간 단축 방안을 마련해 선제 적용하고 있다.

 

우선 신한금융지주는 이달 초부터 시범 운용 중인 ‘선택근무제’를 다음달 3일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유연근무제의 일종인 선택근무제는 주당 52시간, 하루 12시간 범위에서 직원들이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제도다.

 

이로 인해 직원들은 주 5일, 하루 8시간, 주 52시간 이내 근무 안에서 하루 12시간 이내라면 원하는 시간만큼 몰아 일하고 주 1회는 쉬는 게 가능하다. 하루 8시간을 준수하면서 출퇴근 시간을 보정하는 자율출퇴근제 보다 높은 단계의 유연근무제로 볼 수 있다.

 

신한금융은 시범 운용 기간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내달 초 선택근무제를 정식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단 신한은행을 비롯한 계열사는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위한 노사 간 합의에 따라 자율적으로 관련 제도를 도입토록 할 예정이다.

 

KB금융지주는 국민은행에서 시행해 오던 PC오프제를 오는 10월부터 지주사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오후 6시가 넘으면 PC가 자동으로 꺼지도록 한 PC오프 시스템, 시간 외 근무 사용현황 및 연장근로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워라밸’ 확산을 위해 은행뿐 아니라 지주사에 PC오프제 도입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또 2교대 근무제(9 to 7) 시행, 애프터뱅크 등의 방식으로 유연근무제를 시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위한 준비를 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오는 10월 주52시간 근무제를 조기 도입하는 방안을 두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은행은 현행 유연근무제를 보다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우리은행은 오전 8시부터 10시 30분까지 30분 단위로 출근 시간에 따라 퇴근 시간을 달리하는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운용 중인 PC오프제 역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하반기 을지로 사옥을 새단장해 입주하면서부터 PC 오프제 등 워라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직원 복지에 주력하고 있는 김정태 회장의 특별 지시에 따른 것으로, 이밖에 하나금융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 6시, 이외 평일 오후 7시 칼퇴근을 권장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권은 주52시간 근무제가 내년 7월부터 의무화되는 등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근로 시간 단축 방안을 선제적으로 적용하면서 근무 문화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 간 산별교섭을 진행 중인데다가 특수직군들이 있어 조기시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개별 은행들이 유연근무제나 PC오프제 등을 시행하고 있어 사실상 주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사용자협의회는 산별교섭을 통해 주52시간 근무제 조기 도입 등을 논의했지만 세부 내용에 이견을 보여 합의가 결렬된 바 있다. 이에 금융노조는 “채용 확대 없이 유연근무제를 늘리면 수당 없이 야근하는 ‘공짜 노동’을 부추길 뿐”이라면서 다음달 총파업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