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구주' vs 채권단 '신주'...아시아나항공 매각의 '명암'

등록 2019.11.11 10:54:03 수정 2019.11.11 10:54:26

애경-HDC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항공 인수 2파전 전개
금호산업 재건에 쓰이는 구주금액, 양측 모두 낮게 책정
올해 매각 마무리 추진하지만…내년 연기 가능성도 ‘솔솔’

 

[FETV=김현호 기자] 소문과 추측이 난무했던 아시아나항공 본 입찰이 7일 완료됐다.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SK, GS, CJ 등 주요 대기업은 본 입찰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결국 불참했다.

 

3파전 양상으로 진행됐던 예비입찰의 흐름은 본 입찰의 뚜껑이 열리자 결국 2파전으로 흐르는 모양세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전략적투자자(SI)를 공개하지 않고 본 입찰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애경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중 한 곳이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으로 정해질 예정이다.

 

애경그룹은 항공사 운영 경험을 내세워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노리고 있다. 애경측은 “대한민국 항공업계에 큰 변화를 가지고 온 주역”이라며 “항공업계에 드리운 위기 상황에서 시장개편의 주도자로서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전했다. 애경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을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핵심은 자금 확보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6개 기업을 모두 인수해야한다. 산업은행과 금호산업도 통매각 원칙을 아직도 고수하고 있어 2조원 가량으로 추산되는 인수금액이 줄어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떠안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이번 인수전은 ‘머니게임’으로 치 닫을 수 밖에 없다.

 

애경은 스톤브릿지케피탈과 손을 잡았지만 자금 문제에 있어서 HDC현대산업개발에 밀린다는 평가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애경측이 본 입찰에 제시한 매입금액은 1조5000억원이다. 반면 현산은 2조5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를 빠르게 개선시킬 수 있는 기업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금액을 1조원이나 높게 제시한 현산의 인수에 무게가 쏠리는 이유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자금문제와 더불어 매각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도 거론된다. 금호산업측은 이번 주 우선인수협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변수가 남아있다. 구주금액과 신주금액의 차이다.

 

이번 인수전은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31.05%(구주) 인수와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발행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주금액은 금호측, 신주금액은 채권단으로 유입된다. 문제는 구주 금액이 예상보다 떨어져 금호산업 측의 반응이다.

 

애경과 HDC현대산업개발은 모두 구주보다 신주 금액을 높게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주금액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지주회사 쪽으로 유입돼 그룹을 재건할 수 있는 실탄을 마련할 수 있다. 반면 신주는 채권단측이 선호하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를 개선하는데 쓰인다.

 

하지만 양사 모두 구주 금액을 4000억원 가량으로 낮게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7일 기준 금호측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은 31.0%로 3642억원 규모다. 금호측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의 가치는 최대 3700억 정도로 추산된다. 사측은 지금까지 경영권 프리미엄을 들고 나왔지만 시장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 모양세다.

 

따라서 많은 금액을 확보해야하는 금호측 입장에서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금호산업 측은 정확한 구주금액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별다른 반응을 내놓치는 않고 있다.

 

문제는 구주금액을 금호측이 거부하게 되면 연내 매각이 무산돼 내년까지 인수전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채권단은 지난 4월 아시아나 측의 영구채를 인수하며 연내 매각이 무산될 경우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주주로 올라서 매각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산업은 국토교통부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를 위한 적격성 심사 서류를 제출했다. 국토부의 판단에 따라 이르면 내일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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