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율주행 기술, 어디까지 왔나?

등록 2019.10.15 16:34:24 수정 2019.10.15 16:49:48

현대차그룹, 2024년까지 운전자 개입 없는 ‘4단계’ 자율주행차 양산 선언
“기술 고도화와 더불어 네트워크 기술·보안 강화 필수”

 

[FETV=김창수 기자] 우버, 구글 웨이모, GM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다가올 미래 자동차산업 주도권 경쟁에 한창이다. 국내에선 현대자동차그룹이 최신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차량을 선보이며 ‘자율주행차 전쟁’에 뛰어들었다.

 

현대차그룹의 자동차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로보택시(RoboTaxi) 시범사업에 나선 데 이어 현대차도 2024년까지 레벨4(운전자 개입이 필요없는 자율주행 기술 수준) 자율주행차를 양산하겠다고 선언했다. 구글(웨이모), GM(크루즈) 등 선두업체와 비슷한 시기의 양산을 목표로 삼은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7월 11일 러시아 최대 포털 사업자인 얀덱스와 공동 개발한 완전 자율주행(레벨4) 플랫폼 기반의 첫 차량을 공개했다. 두 회사는 3월 말 딥 러닝 기반의 자율주행 플랫폼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자율주행차를 개발해왔다. 얀덱스의 자율주행 플랫폼에 현대모비스의 솔루션과 각종 제어장비가 탑재된 형태다.

 

두 회사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로보택시 시범사업도 시작한다. 현대차 쏘나타 기반으로 제작된 로보택시는 100대까지 늘어날 예정이며 러시아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로보택시 사업은 지난해 11월 구글 웨이모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 웨이모는 7월 캘리포니아주 사업허가를 받아 시범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의 로보택시 시범사업과는 8개월 가량 시차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수준을 평가하는 ‘내비건트 리서치’에서 2년 연속 15위에 그쳤지만 최근 수년간 자율주행 기술에 집중 투자하면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엔 ‘자율주행 분야의 어벤져스’라 불리는 미국 오로라 이노베이션에 전략적 투자를 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과 오로라는 2021년 친환경차를 이용한 로보택시 시범사업을 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기술 적용도 앞당긴다. 장웅준 현대차 자율주행기술센터장(상무)은 지난 7월 경기도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열린 ‘2019 대학생 자율주행차 경진대회’에서 “사람의 조작이 필요하지 않은 완전 자율주행차가 이르면 2024년부터 양산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GM과 구글 등 자율주행 분야 선도업체들도 2024년을 전후해 레벨4 수준 자율주행차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경쟁자들과의 차이를 거의 다 좁힌 셈이다. 자율주행 분야 협력에 나선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도 2024년 레벨4 자율주행차 양산을 선언했다.

 

한편 본격적인 자율주행차 시대를 앞두고 그만큼 보안의 중요성도 커졌다. 사람이 탑승하는 만큼 해킹 사고가 발생할 경우 정보 유출뿐 아니라 탑승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와 더불어 차량 간 네트워크 기술과 보안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율주행차량에는 각종 카메라와 센서, GPS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로 자동차 구동부를 제어하는 고성능 ECU(전자제어장치)가 탑재된다. 공격자는 차량별 ECU 간 정보를 전송·교환하는 CAN(Controller Area Network) 컨트롤러에 침투하는 방법으로 차량의 움직임을 장악할 수 있다. 각 시스템을 제어하는 전자 메시지를 삭제 및 변조하면 차량 운행을 지연하거나 방향, 속도 등의 임의 변경이 가능하다.

 

또한 탑승자에게 각종 운행 정보를 제공하고 내비게이션 및 스마트 기기와 연동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공격자는 이 시스템의 취약점을 찾거나 연동되는 콘텐츠에 악성코드를 넣어 침투하는 방법으로 차량 내부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다.

 

때문에 자율주행차 시스템 보호를 위한 보안 기술도 함께 개발되는 중이다.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는 30여개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해 ECU 보안을 강화하는 솔루션을 개발 하고 있다. 국내 보안 스타트업 페스카로는 ECU를 노리는 악의적 공격과 침입을 탐지·차단하는 ECU용 안티바이러스 ‘페스트’를 선보이며 관심을 받았다.

 

정부 기관에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KAIA)이 기획한 ‘자율협력주행 도로교통체계 통합보안시스템 운영을 위한 기술 개발’ 연구과제를 내년 4월부터 수행한다. 산학연 컨소시엄을 구성, 차량과 타 차량·인프라·교통 시스템 간 안전한 연결을 지원하는 ‘자율협력주행 도로교통체계 인프라(C-ITS) 보안 가이드라인’과 이에 부합하는 ‘통합보안인증시스템’과 ‘보안관제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연구과제에는 보안 관련 기업들도 다수 참여한다. 보안관제 전문기업 이글루시큐리티는 자율협력주행에 최적화된 보안관제시스템 구축을 맡았다. ▲도로 주변 인프라 및 장비, 다른 차량과 주고받는 통신상 비정상 행위 및 유해 IP 탐지 ▲인근 발생 각종 사건·사고 중 위험한 이벤트 우선 선별 ▲보안관제 및 정책관리 프로세스를 위한 운영체계 기술 개발 등 3가지 주제로 연구를 수행한다.

 

이글루시큐리티의 한 관계자는 “보안관제시스템의 역할은 자율주행과 연관된 수많은 구성 요소를 통해 야기할 사이버 보안 위협 유형을 분석하고 발생한 이벤트의 악성 여부에 따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이 시스템에는 도로교통체계 인증, 서비스 중단 중심 방어 기술, 보안 오케스트레이션 및 자동화 등 각종 첨단 보안 기술을 적용하고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 학습 등으로 탐지 성능과 속도, 정확성을 향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창수 기자 crucifygatz@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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