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에 주주 견제까지”…한진칼 경영권 흔들리나?

등록 2019.08.16 10:11:57 수정 2019.08.16 10:12:19

한진칼 2대 주주 KCGI, 경영권 견제 위해 석태수 대표 등에게 소송 시사
한진일가 오른팔로 불린 석 대표, 조원태 회장 경영권 승계위해 나서나
석 대표 계열사 대한항공 부회장 겸임 中…실적 부진은 어디까지?

 

[FETV=김현호 기자] 최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더불어 석태수 한진칼 대표 등에게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시사하고 나서 주목된다. 단기차입금을 무리하게 조달해 경영상 피해를 유발했다는 이유에서다. 한진칼의 2대주주인 KCGI는 그동안 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일가를 견제하기 위해 주주로써 행동에 나선 바 있다. 때문에 이번 소송도 한진 일가를 견제하기 위한 방법으로 해석된다.

 

눈에 띄는 건 KCGI가 전문경영인인 석태수 한진칼 대표도 고강도 견제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진 오너일가는 물컵갑질, 땅콩회항, 관세법 위반 등 ‘슈퍼갑질’을 보여주며 한진그룹의 몰락을 자초했다. 따라서 KCGI가 2대 주주로써 이들 오너일가를 견제하는 모습은 당연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석태수 대표에게도 KCGI가 견제구를 투척했다. 이 같이 KCGI가 석태수 대표를 조준한 데 있어서는 조양호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써 오너일가와 결을 같이 하고 있다는 이유로 풀이된다.

 

석태수 대표는 한진그룹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1984년 대한항공 평사원으로 시작해 현재는 한진칼 대표이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조양호 전 회장의 두터운 신임에 힘입어 한진그릅 주요 보직의 자릴 꿰차며 승승장구 했다. 때문에 KCGI는 조양호 일가와 함께 성장한 석 대표도 함께 끌어내려 오너일가와 최측근의 경영참여를 막으려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석태수 대표는 조양호 전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회장이 한진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징검다리’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석 대표는 조 전 회장 시절 이미 그룹의 2인자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오너일가를 위해서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진칼의 배당을 늘려 조 회장의 상속세 마련을 위해 실탄을 준비해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한진그룹의 정점에 있는 회사는 한진칼이다. 한진그룹은 지주회사 한진칼을 필두로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지배하고 있다. 조양호 전 회장이 한진칼 지분 17.84%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반면 조원태 회장은 한진칼 지분이 고작 2.34%에 그친다. 따라서 조 회장이 그룹을 안정적으로 지배하기 위해선 조 전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아야 한다. 하지만 상속세 규모만 약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승계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KCGI는 그동안 석태수 대표를 한진그룹의 경영 위기를 자초한 장본인이라 평가했다. KCGI에 따르면 석 대표가 2013년 한진해운 사장을 재임할 당시 국제유가 하락으로 연료비 부담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대한항공으로부터 대여금 1500억, 영구채 인수금 2000억, 유상증자 4000억 등을 지원받고도 한진해운을 파산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석태수 대표는 2대 주주의 견제뿐만 아니라 경영능력도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대한항공의 부진 때문이다. 석 대표는 2018년 4월부터 대한항공 부회장도 맡고 있다. 대한항공의 2018년 매출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6%가 감소했다. 당기순손실도 적자전환 됐다. 2019년도 심상치 않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 대비 16.2%가 감소했으며 2분기는 101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이 무려 81.9%가 감소한 것이다. 석 대표가 부회장을 맡은 이후 대한항공 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한진그룹은 정상화되기는커녕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오너일가의 경영복귀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물컵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 전무는 6월 복귀했다. 조양호 전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전 이사장은 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진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 고문이 됐다. 땅콩회항의 장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도 조만간 경영 복귀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이들의 복귀가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그룹의 몰락을 자초한 오너일가가 경영권 확보를 위해 다시 나서는 건 욕심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오너일가의 오른팔 역할을 맡은 석태수 대표까지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어 KCGI가 지속적인 견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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