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유병자보험 경쟁과열 우려불구 “선택지 없다”

등록 2019.08.09 17:30:56 수정 2019.08.09 17:31:24

국내시장 포화로 가입자 늘리는데 한계…‘블루오션’에 대한 기대 사라져

[FETV=송현섭 기자] 보험업계에서 간편심사로 가입하는 유병자보험 판매경쟁에 대한 과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보험시장에서 성장의 한계로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보험사는 최근 가입연령 제한을 대폭 완화하고 무배당, 무해지 환급형으로 보험료 부담을 줄인 리뉴얼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중증질환에 대한 보장은 강화하면서도 가입에 따른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한 노력은 초간단 심사제로 확대되는 실정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앞서 무리한 마케팅 경쟁 때문에 논란을 야기한 치아보험이나 치매보험의 사례를 뒤따르는 것 아니냐”면서 “무리한 시책비 경쟁이 재발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병자보험의 경우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보험사 경영지표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개별사 입장이든 업계 전체적으로든 과도한 판매경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반면 인구절벽에 젊은 층의 신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업계는 고객들의 니즈에 따라 유병자보험 판매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어느 보험사가 리스크관리에 소홀할 수 있겠느냐”면서도 “포화상태에 놓인 국내 보험시장의 상황에서 선택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또 “업계에선 이미 보험에 들을 사람은 다 들었다는 의식이 팽배하고 있다”며 “소위 ‘블루오션’의 환상을 쫓을 수 없기 때문에 그런 방향(유병자보험 판매 확대)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생명보험협회는 가장의 사망시 3년간 생활안정에 필요한 최소자금이 1억원이라면서 40세 남자 기준 월 보험료 5만원대의 종신보험 가입 필요성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보험업계가 향후 국내 보험시장의 전망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인구절벽으로 인해 보험 가입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경제력이 부족한 20~30대 젊은 층이 신규 가입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국내 보험시장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보험사들이 유병자보험 판매를 강화하는 이유는 그나마 가입할 여력이 있는 고객들을 잡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면서 “다만 세대간 경제력 격차로 보험의 수혜에서 소외되는 취약계층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앞으로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현섭 기자 21cshs00@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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