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균의 Zoom-人] 재계서 성공시대 여는 ‘교수출신’ 임원

등록 2018.12.24 09:20:23 수정 2018.12.24 09:20:47

[FETV=정해균 기자] 삼성·현대차·SK·LG·포스코 등 국내 주요 그룹에서 교수 출신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5세대 이동통신(5G), 모빌리티(이동성)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 기업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이들의 약진 뒤에는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중용한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 총수들의 경영철학이 있다. 기업에 속속 입성하고 있는 교수 출신들이 어떤 변화를 가져 올지 주목된다.

 


◇ 박성진 포스코산학연협력실장

 

포스코는 최근 최정우 회장의 취임 첫 첫 번째 조직 개편으로 신성장부문 산하에 벤처기업 육성과 지역 경제 활성화, 청년 실업 해소 등을 담당하는 '산학연 협력실'을 신설했다. 실장에는 박성진 포스텍(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박 신임 실장은 해운대고와 포항공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LG전자와 미국 대학 연구교수를 거쳐 2009년부터 포스텍 교수로 일하고 있다.

 

포스텍 기술지주회사 대표와 산학처장을 역임하는 등 산업 현장에서의 기술사업화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지난해 9월 문재인 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지만 역사 인식과 종교 논란 등으로 지명 22일 만에 자 진 사퇴했다. 산학연 협력실은 포스텍 등과 산학 협조 체제하에 벤처와 신사업을 연구하고 상용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희 SK하이닉스 CEO

 

SK하이닉스는 이달 6일 이사회를 열고 이석희 사업총괄(COO) 사장을 새 대표이사(CEO)로 선임했다. 2013년 2월 전문급인 미래기술연구원장으로 영입된지 6년도 안돼 이뤄진 파격 승진이다. 이 대표는 서울대에서 무기재료공학 학사와 석사를 마친 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재료공학 박사를 받은 반도체 전문가다. SK하이닉스에 합류하기 전인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카이스트(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미국 반도체회사 인텔 재직 당시 최고 기술자에게 수여하는 ‘인텔 기술상’을 3회나 수상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세계 IT(정보기술) 트렌드 등을 묻기 위해 이 사장에게 종종 연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 19일 SK하이닉스의 첨단 반도체 공장인 이천 ‘M16’ 기공식에 참석해 “새로운 성장 신화를 써 달라”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이 대표가 반도체 가격 고점 논란과 중국의 신규 경쟁자 진입, 글로벌 무역전쟁 등의 산적한 과제를 풀어낼지 주목된다.

 


◇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삼성전자는 이번달 보직인사를 통해 4대 미래성장사업 하나인 5G 통신사업을 짊어질 네트워크사업부장에 전경훈 부사장을 임명했다. 삼성전자가 교수 출신 임원에게 핵심 사업부장 직책을 맡긴 첫 사례이다. 이동통신사들이 본격적으로 5G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어 국내외에서 관련 장비의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전 부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전자공학 석·박사를 받았다.

 

미국 델라웨어어대 조교수를 거쳐 1991년부터 2012년까지 포스텍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12년 DMC연구소 차세대통신연구팀장(전무)으로 삼성전자에 합류한 뒤 차세대 통신장비 기술 개발을 총괄해왔다. 영입 2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더니 이듬해인 2015년 IM(IT·모바일) 부문 차세대사업팀장으로 발탁됐다.


◇ 이진규, LG화학 부사장

무기나노 소재 권위자인 이진규 LG화학 부사장은 2015년 초 서울대 화학부 교수를 그만두고 LG화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직 당시 세칭 ‘장관급’이라는 서울대 종신 교수직을 내려놓은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이 부사장은 연세대에서 학·석사를 받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무기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106건의 학술 논문을 발표하고, 100여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이 부사장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 승진했다. 입사 3년여 만이다. 통상 전무에서 부사장까지 5년이 걸린다는 점에서 '파격 인사'로 평가된다.

 

 

◇ 이창희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

 

이창희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올 8월 삼성디스플레이의 연구담당 부사장급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부사장은 서울대에서 물리학 학·석사를 받고 미국 U.C 산타바버라대에서 물리학 박사를 받았다. LG화학 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과 인하대 교수를 거쳐 2004년부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로 재직한 그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분야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04년부터 2년여간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OLED 국제표준화 분과위원장을 역임하며 당시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던 OLED 기술의 표준화를 주도한 인물이다. 이 부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재료 및 제품 개발을 맡고 있다.

 

 

◇ 이준수 현대모비스 전무

 

정의선 현대차 수석총괄 부회장은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 배터리연구소장을 지낸 이준수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MOE·Master of Engineering) 초빙교수를 현대모비스 전무로 스카웃했다. 배터리 시스템 설계 전문가인 이 전무는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화학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SK그룹이 배터리 사업을 시작한 2000년대 초반부터 이 분야에서 일했다. 이 전무는 SK이노베이션 전무, 배터리연구소 소장을 거치면서 2차전지 개발에 앞장섰다. 2012년에는 전지산업발전 유공자 포상을 받았다. 현대모비스는 비슷한 시기에 사외이사로 선우명호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이 밖에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부사장은 한림대 의대 내과 교수 출신이다. 이진우 현대차 지능형안전기술센터장(상무)은 미국 코넬대 연구교수 출신이고, 황승호 전 현대차 차량지능화사업부장(부사장)은 KAIST 교수 출신이다.
 

 



정해균 기자 chung.9223@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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