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5G 상용화와 함께 필요한 것

등록 2018.12.05 16:36:11 수정 2018.12.05 16:36:26

[FETV=김수민 기자] 나이가 많거나 고지식한 사람을 우리는 흔히 ‘꼰대’라는 단어로 얕잡아 부른다. '꼰대'의 어원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백작을 뜻하는 프랑스어인 ‘Comte’설이다. 일제 강점기에 친일파들을 일본식 발음인 ‘꼰대’로 부르면서 그것이 그대로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경상도 방언으로 번데기를 이르는 ‘꼰데기’설이 있다. 주름이 많은 번데기를 노인에 빗대어 표현했다는 것이다.

 

어느 조직에서든 이 ‘꼰대’라는 말을 피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덕목이 됐다. 그러나 살면서 꼰대라는 말을 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나 때는…”이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고수하거나, 시대의 흐름에 조금이라도 뒤처지는 순간 꼰대가 되기 일수다.

 

지난 1일 이동통신3사가 5G(5세대) 송출 상용화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5G 시대를 개막했다. 몇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세게 첫 5G 상용화를 위해 이통3사의 부단한 노력은 칭찬할 만 하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5G 상용화를 통해 얻는 국내 경제효과가 2025년에 연간 30조3235억원, 2030년에는 연간 47조7527억원에 달한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5G 시대를 맞아 기업과 정부의 방향성은 시대의 흐름에 다소 뒤처져 보인다. 5G는 초광대역, 초저지연, 초연결을 특징으로 LTE 대비 최대 20배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이를 바탕으로 UHD 초고화질,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실감형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이통3사의 계획이다.

 

이러한 콘텐츠가 소비자들의 니즈를 이끌어낼 것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가상·증강 현실은 이미 주변 VR게임방 등 시설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LTE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콘텐츠 측면에서도 새로운 게 없으며, 속도만 빠를 뿐 마땅히 소비자의 지갑을 열 동기가 없다. 

 

이통업계 역시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 통감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상하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CW)에서 권영수 전 LG유플러스 부회장도 “눈에 띄는 5G 서비스가 없어서 고민”이라고 말한 바 있다. 5G 최초 상용화의 타이틀을 얻었지만,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과제를 떠안은 셈이다.

 

정보수집과 관련해 정부의 각종 규제도 문제다. 5G 시대에는 데이터를 수집한 뒤 관련 기술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그만큼 사업 간의 융합이 필연적이며, 데이터 수집도 중요하다.

 

그러나 유독 국내 시장에선 개인정보는 물론, 금융·의료 등 서비스 분야에서 데이터 활용을 가로막는 정부의 규제가 엄격하다. 해외 기업에게는 바이오정보의 원본을 제공하면서도, 국내 기업은 규제로 인해 이용할 수 없는 이율배반적인 모습도 나타난다.

 

5G 시대에서 성공하려면 정부의 규제 개선과 이에 걸맞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진행돼 왔던 정부의 규제 시스템이 적절한 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때다.

 

통신·제조업계 역시 기존의 콘텐츠를 재탕(?)하는 발상으로는 부족하다. 내년 3월, 5G 사용이 가능한 스마트폰이 출시될 예정이다. 소비자는 이에 발맞춰 사각지대 없이 5G의 혜택을 온전히 누려야한다. ‘꼰대’ 마인드에서 벗어난 정부와 기업들의 혁신적인 사고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수민 기자 k8silver2@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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